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 , 失樂園)

루시퍼가 주인공인 작품을 구상하다가 찾아보게 된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실낙원’인데요.

 

사실, 실낙원은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이 먼저 떠오릅니다.

일본에서 영화도 개봉했다고 하는데요,

50대의 샐러리맨과 30대 주부의 불륜을 다룬 소설입니다.

마지막에 두 주인공이 자살을 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고,

꽤나 수위가 높았던 소설로 기억을 합니다.

 

찾아보니 1999년 한국에서 심혜진과 이영하가 주인공을 맡은 동명의 영화가 있었다고 하는데, 들어본 기억이 없는걸 보니 큰 이슈는 되지 않은 듯 합니다.

 

어쨌든 오리지널 실낙원 (Paradise Lost)은 영국의 시인 존 밀턴이 1667년 발표한 장편 대서사시입니다.

인간의 타락과 구원 가능성을 주제로, 단테의 ‘신곡’과 더불어

불후의 기독교 대서사시로 평가됩니다.

 

이 작품은 아담과 이브가 사탄의 유혹으로 죄를 짓고 낙원에서 추방되어

그리스도의 속죄에 희망을 갖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요

 

‘신곡’이 가톨릭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면,

‘실낙원’은 프로테스탄트적, 혹은 청교도적인 가치관을 담고 있습니다.

 

총 12권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지옥으로 추방된 사탄이 인간을 유혹하고,

인간이 낙원으로부터 추방되는 것이 전체적인 줄거리입니다.

작가의 엄청난 지식으로 12권을 꽉 채운 이 작품의 가장 놀라운 점은

작가인 존 밀턴이 이 작품 ,실낙원을 구상하던 시점에서 이미 시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딸에게 구술하는 방식으로 이 방대한 서사시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입체적이 재미있는 캐릭터는 바로 사탄입니다.

 

천사들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던 사탄은

하나님의 그의 독생자인 그리스도를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앉힌다는 소리를 듣고는 분노해 많은 천사들을 이끌고 반역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대천사 미카엘과 가브리엘 등과 그리스도의 위력등으로 싸움에서 패배해 지옥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서사시의 법칙은 어떤 설정의 중간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실낙원 역시, 지옥에 떨어진 사탄이 타락천사들을 소집해 복수할 계획을 짜는 부분부터 시작됩니다.

 

이들의 복수 방법은 낙원에서 행복을 누리고 있던 아담과 이브를 유혹해 하나님을 배신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의 사탄은 매혹적이고 박력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천사나 하나님, 그리스도보다 더요.

어떤 해석에 따르면 시력도 잃고 사회적 평판도 잃은 밀턴이

역경 속에서 재기를 꿈꾸는 스스로를 투영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보면

지옥에 떨어진 사탄은 불바다 속에서 9일을 지내다 깨어납니다.

천국에서의 영광과 지금의 굴욕을 곱씹으며 신에 대한 복수를 결심합니다.

신에게 직접 보복하는 것보다 인간을 유혹해 타락시키기로 결심한 사탄은 신이 만든 새로운 세계를 향합니다.

이 때 사탄은 지옥의 울타를 부수고, 하늘과 땅 사이의 혼돈에서 역경을 딛고 날아갑니다.

사탄은 에덴에 도착해 낙원의 풍경을 살피고, 아담과 이브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선악과를 먹는 것이 금지돼있음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그들을 유혹할 결심을 하고, 꿈 속에서 이브를 유혹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꿈에서의 유혹은 실패하고, 천사들의 군대와 사탄의 군대는 격전을 벌이고, 사탄의 군대는 패배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사탄에 의해 이브는 선악과를 먹게 되고, 아담 역시 선악과를 먹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발가벗은 몸임을 알고 부끄러워하게 됩니다.

사탄은 의기양양하게 지옥으로 돌아가 성공을 자축하지만, 갑자기 모두가 뱀으로 변해버립니다. 그리고 아담과 이브는 에덴에서 추방당하게 됩니다.

 

실낙원에 대한 간단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여유가 될 때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봐도 좋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