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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로마 신화] 프시케와 에로스의 사랑, 인간의 호기심으로 인한 고난
    문화/문학 2016. 11. 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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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본능입니다.

    호기심은 금기로 인해 더욱더 강화됩니다.

    하지말라고 하면 더욱 더 하고 싶어지는게 인간의 본성이라서일까요?

    성경의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도,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금기를 깬 이브로 인해서입니다.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에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금기를 어기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소금기둥이 되고 만 롯의 아내 이야기도 있구요,

    저승까지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찾아가 겨우 지상으로 데리고 오면서 잘 따라오고 있는지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가 고생고생해 되찾은 아내를 다시 빼앗기고 만 오르페우스 이야기도 금기와 호기심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는 후에 포스팅으로 조금 더 다뤄볼까 합니다.

     

    어쨌든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리고 앞서 포스팅에서 호기심에 가득찬 여인 판도라의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또 한 명의 호기심에 가득찬 여인이 등장합니다.

    바로 프시케입니다.

    아름다운 여인 프시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신 에로스의 연인입니다.

    프시케는 지나친 호기심으로 인해 에로스와의 사랑이 파국을 맞고,

    죽음과 같은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지만,

    에로스가 제우스에게 빌어 잠에서 깨어나고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여신이 되었습니다.

    프시케는 영혼’, ‘심리’, ‘정신등을 뜻하는 단어로도 쓰입니다.

    영어로는 사이키(Psyche)’라고 합니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 이야기에도 금기가 등장합니다.

    그것도 두 가지나 등장하죠.

    하나는 에로스가 프시케에게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지 말라고 하는 금기이고,

    다른 하나는 하데스의 왕비 페르세포네가 프시케에게 화장품 상자를 건네면서 도중에 절대로 열어보지 말고 아프로디테에게 가져다 주라고 하는 금기입니다.

     

    옛날 어느 왕국에 아주 아름다운 세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막내인 프시케의 아름다움에 대한 칭송은 온 세상에 가득했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와도 견줄 수 있을만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세상을 가득 채웠습니다.

    어떤 이들은 프세키를 아프로디테가 인간으로 현신한 모습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들은 프시케가 젊고 순결하기 때문에 아프로디테보다 더욱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점차 아프로디테의 신전에 찾아가지 않고,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바치던 경의를 프시케에게로 돌렸습니다.

    아프로디테의 신전에는 적막함만이 감돌았습니다.

    (이와 비슷한 설화는 거미가 된 여인 아라크네의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곧 아라크네에 대한 포스팅도 올릴 예정입니다.)

     

    마침내 여신 아프로디테의 분노가 극에 달아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아프로디테는 즉시 아들인 에로스를 불러 명령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너의 화살을 무례하기 짝이 없는 저 계집에게 사용하렴. 그래서 그 무례하고 신에게 경배할줄 모르는 저 계집이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해다오!”

     

    에로스는 두가지의 화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화살촉을 금으로 만든,사랑에 빠지게 하는 화살이었고,

    다른 하나는 납으로 화살촉을 만든 사랑을 거부하게 만드는 화살이었습니다.

     

    에로스는 어머니의 명을 따르기 위해 프시케의 왕궁으로 향했고, 에로스가 도착했을 때 프시케는 이미 잠이 들어있었습니다.

    에로스는 잠들어있는 프시케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녀를 찌를 황금 화살촉으로 자신을 찌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프시케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에로스가 다녀간 그 날 밤 이후,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프시케의 미모를 칭송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는 이상하게도 그 누구도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프시케보다 아름다움이 훨씬 뒤떨어지는 프시케의 두 언니는 일찌감치 좋은 혼처를 찾아 이웃나라의 왕자들과 결혼을 해 잘 살고 있었지만 프시케는 늙은 아버지에게 근심어린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딸을 걱정한 아버지가 아폴론의 신전에 신탁을 물으니 청천벽력같은 신탁이 나왔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딸을 신부로 단장시켜 험준한 높은 산 위에서 독사같고 맹수같은 짐승이 신부로 데려가리라.”

     

    말도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신탁이었지만 아폴론 신전의 신탁은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탁이 정한 시간이 되자 화려하고 아름답게 신부로 치장한 프시케를 산 위로 떠나보내는 행렬이 출발했습니다.

    더없이 아름답고 화려한 미모를 가진 신부였지만, 그 행렬은 마치 장례행렬처럼 슬픔에 잠겨있었습니다.

    프시케를 산 꼭대기에 내려놓고 사람들이 눈물에 젖어 모두 돌아가자,

    프시케는 홀로 남아 두려움과 슬픔에 젖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불안은 그녀가 올라온 산 정산만큼이나 높았고, 절망감은 그 골짜기만큼이나 깊었습니다.

     

    그 때 서풍 제피로스가 불어와, 프시케를 들어올리더니 꽃이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골짜기에 사뿐히 내려놓았습니다.

    프시케가 정신차려보니 황금과 갖가지 보석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궁전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궁전 내부는 온갖 금은 보화로 가득차 있었고,

    보이지 않는 손길과 음성이 프시케를 여왕처럼 떠받들어주었습니다.

    프시케는 화려한 욕실에서 몸을 씻고 천상의 선율을 감상하며 산해진미로 주린 배를 채웠습니다.

     

    이윽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 되자 신방으로 신랑이 찾아왔습니다.

    프시케는 신랑의 숨결과 손길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호기심에 사로잡힌 프시케에게 보이지 않는 신랑은

    날 그냥 믿고 느껴요. 명심해요. 당신이 만약 단 한번이라도 내 얼굴을 보게 되는 날이면 다시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할거예요.”

    잔뜩 겁을 먹고 있던 프시케는 신랑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약속에 몸과 마음을 내맡겼습니다.

    감미롭고 꿈결같은 사랑의 밤을 보낸 후 태양이 떠오르기 전에 신랑은 떠나갔습니다.

    프시케는 이내 하루하루 꿈처럼 살아갔습니다.

    낮에는 보이지 않는 시종들의 시중을 받으며 마치 여신처럼 지내고, 밤에는 얼굴은 모르지만 다정한 남편과 아름다운 밤을 보내는 매일매일은 그야말로 꿈결같은 생활이었겠지요.

    하지만 프세키는 점점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꼈습니다.

    신랑과 함께 있는 밤은 괜찮았지만, 혼자 있어야하는 낮은 점점 우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아이를 가져 배가 불러오자 고향 소식이 점점 더 그리워졌습니다.

    프시케는 신랑에게 언니들을 초대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몇 번이나 거절하던 신랑은 어느 날 마지못해 프시케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언니들의 말에 절대 현혹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프시케의 기별을 받은 언니들은 예전에 프시케를 내려놓은 암벽 위 약속 장소로 한걸음에 달려왔고, 다시 서풍 제피로스가 언니들을 궁전으로 데려왔습니다.

    프시케의 안내로 동생의 화려한 궁전 생활을 구경한 두 언니는 질투심으로 가득차 끓어올랐습니다.

    사실 프시케의 불행에 고소해하던 언니들은 그 질투를 감추고자 프시케를 살금살금 부추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신랑이 맹수같고 독사같은 이라는 신탁을 떠올리게 한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임신한 뱃속의 아이까지 잡아먹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로 겁을 준 언니들의 말에 겁이 난 프시케의 흔들림을 발견한 언니들은 프시케의 손에 등잔불과 날카로운 칼 한자루를 쥐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잠이 들면 등잔불로 얼굴을 확인하고 괴물이 맞다면 칼로 찔러 없애버리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언니들을 떠나보낸 프시케는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프시케의 마음 속에는 신랑에 대한 믿음과 의심이 혼재되어 혼란이 싹터올랐습니다.

    그러다 결국 의심이 믿음을 짓눌러버리고 말았습니다.

    남편과의 밤을 보내고 신랑이 깊은 잠에 빠져들자 프시케는 칼을 든 채로 등잔불을 밝히고 남편의 얼굴을 비추었습니다.

     

    하지만 잠들어있는 신랑의 못브은 괴물이 아닌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랑의 신 에로스였습니다.

     

    너무나 큰 충격과 흥분에 사로잡힌 프시케는 그만 들고 있던 등잔에서 기름 한 방울을 에로스의 얼굴에 떨어뜨렸습니다.

    깜짝 놀란 에로스가 잠에서 깨어났고 이윽고 사태를 알아차리고 말았습니다.

    에로스는 배신감에 떨며 프시케를 꾸짖었습니다.

     

    프시케에게 사랑에 빠져 어머니인 아프로디테의 명령도 어기고, 신부로 삼았고, 때를 기다려 아프로디테를 설득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프시케에게 보이려고 하던 에로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믿음을 잃은 두 사람의 사랑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 에로스는 화상을 입은 얼굴을 치료하기 위해 처음 왔던 것처럼 다시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프시케는 사랑을 잃은 절망에 몸부림쳤습니다.

    사랑은 이루기는 어렵지만, 잃어버리기는 쉬운 것.

    어렵게 이룬 사랑을, 사소한 호기심에 잃어버린 프시케는 한참동안 울부짖다  에로스를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프시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에로스를 찾아가 잘못을 빌고

    믿음을 저버린 것을 사과하는 것이었습니다.

     

    프시케는 에로스를 찾아 온 세상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여신 데메테르와 헤라를 만나 도움을 청했지만, 여신들은 아프로디테와의 관계를 염려하며 프시케의 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프시케는 정면돌파를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아프로디테를 직접 찾아가 자신을 받아들여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자 아프로디테는 프시케를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이루어낼 수 없는 과업을 맡겨 그녀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업에 대한 것은 헤라클레스의 이야기에도 나옵니다.

    곧 헤라클레스의 과업에 대한 포스팅도 올릴 예정입니다.

    어쨌든,  첫 번째 시험은 온갖 곡물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해가 지기 전까지 종류별로 분류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콩쥐팥쥐 이야기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이미지입니다만, 역시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도움을 받죠.

    망연자실해있는 프시케 앞에 갑자기 수많은 개미떼가 나타나 순식간에 곡물을 정리해주었습니다.

    이것은 엄마와 부인 사이에서 고뇌하던 에로스가 도와준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의 시험은 강 건너 숲에 사는 성격이 포악한 양떼의 황금 양털을 벗겨 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양떼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사람들을 공격하여 죽이기도 하는 흉폭한 녀석들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강가의 갈대들이 산들바람을 타고 해법을 알려주었습니다. 프시케는 갈대가 가르쳐준 대로 해질 무렵 양들이 모두 잠자리로 돌아간 다음 가시덤불 사이에 양들이 스스로 벗어놓은 황금 양털을 걷어올 수 있)습니다.

    (이 시험 역시 헤라클레스의 12과업 중 하나와 중복됩니다.)

     

    세 번째의 시험은 험준한 산꼭대기에서 솟아나는 검은 샘물을 항아리에 담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산으로 가는 길은 매우 가파르고 미끄러웠습니다. 게다가 샘물 근처에는 무시무시한 용들이 긴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샘물을 감시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매는 프시케 앞으로 이번에는 한 마리의 독수리가 나타나 항아리를 넘겨받아 샘물을 가득 담아 가져왔습니다.

    마지막 시험은 죽음의 세계를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에서 오르페우스가 죽음의 세계에 다녀오는 것처럼요.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저승으로 가서 저승의 왕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의 화장품을 얻어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것은 죽으라는 말과 같은 말이었기 때문에 프시케는 절망했습니다.

    프시케는 차라리 죽기로 결심하고 높은 탑 위로 올라갔습니다.

    거기서 뛰어들어 죽어 저승으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탑이 인간의 말로 프시케에게 죽지 않고 저승 세계를 다녀오는 방법을 일러주었습니다.

    탑은 저승으로 들어가는 동굴과, 죽은 영혼을 태워 스틱스 강을 건네주는 뱃사공 카론을 상대하는 법, 저승 관문을 지키는 머리가 셋 달린 사나운 개 케르베로스를 달래는 법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었습니다.

    , 절대로 가지고 오는 상자를 열지도 말고, 무엇이 담겨 있는지 알려고도 하지 말라는 단서와 함께요.

     

    프시케는 탑의 목소리가 알려준대로 저승으로 들어가 페르세포네로부터 화장품을 얻어 이승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을 무사히 완수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인간의 본능인 호기심을 이겨낼 수는 없었습니다.

    도대체 여신들이 쓰는 화장품은 어떤 것일지, 자기가 조금만 바른다고 해도 별로 티도 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에, 사랑하는 에로스에게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상자을 열게 된 것이었습니다.

     

    프시케는 상자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화장품은 없고 지옥같은 잠만 쏟아져나왔습니다.

     

    프시케는 죽음보다 깊은 잠 속을 빠져들었습니다.

    그런데 그제서야 몸과 마음을 추스른 에로스가 쓰러져있는 프시케 곁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화살촉으로 프시케의 옆구리를 찔러 그녀의 깊은 잠을 깨웠습니다.

     

    에로스는 그 길로 제우스 앞으로 달려가 자신들을 도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제우스의 중재로 마침내 아프로디테의 마음이 열렸습니다.

    에로스와 프시케는 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정식 부부로 맺어지게 되었습니다.

    훗날 두 사람 사이에서 기쁨이라는 딸이 태어났습니다.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에 이은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

     

     

    2016/11/02 - [스토리텔링을 위한 우주 끝까지의 호기심] - 판도라의 상자, 아름다운 재앙과 단하나의 희망.


     

     

    프시케와 에로스의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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