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꿀빵에는 꿀도 유통기한도 없다구요?
흔히 ‘꿀빵’이라고 하면 빵 안에 꿀이 들어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꿀빵은 빵 안에 꿀을 넣은 것이 아니라 빵의 겉에 꿀을 바른 것을 말하는 것인데요.
꿀빵은 밀가루 반죽에 팥을 넣어 튀긴 후 물엿과 통깨를 바른 통영시의 명물입니다.
꿀빵의 역사는 6.25 전쟁 이후 196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꿀빵은 통영의 과일좌판 한 귀퉁이에서 탄생했는데요, 전쟁 이후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꿀빵은 통영 시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정말로 많았다고 합니다.
최초의 꿀빵집은 간판도 없이 장사를 했는데, 학생들은 옆 집의 세탁소의 이름을 붙여 ‘오미사 꿀빵’이라는 며칭을 지어주었고 그 후 ‘오미사’라는 정식 가게를 내고 장사를 했고, 그것이 꿀빵의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우는 아름다운 항구가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비진도, 한산도 등 다도해의 많은 섬을 거느리는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인데요, 통영의 지역 특성상 바닷일을 하는 뱃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꿀빵은 전쟁 이후에 먹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에, 뱃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주기 위한 통영의 대표 간식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꿀을 바른 꿀빵은 간단히 먹기 쉽고, 따뜻한 기후에도 상하지 않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서 뱃사람들의 아주 훌륭한 간식거리였습니다.
현재 통영에는 꿀빵 가게들이 늘어선 꿀빵 거리가 생길 정도로 통영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경남 통영시 중앙동의 문화마당 일대는 꿀빵거리로 불릴만큼 꿀빵 판매점이 밀집되어있습니다.
이 거리를 걷다보면 ‘100% 국내산 팥을 사용해 맛이 좋고 건강에도 좋다’며 시식을 권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꿀빵의 유통기한이 제멋대로라고 하네요.
통영시에는 48개의 꿀빵 업소가 등록, 영업중이라고 하는데요.
이 꿀빵집 대부분이 관광객들이 붐비는 통영 문화마당 일대에 몰려있습니다.
48개 업소 가운데 제조와 유통 즉 소매상에 재판매까지 가능한 식품제조 허가업체는 10곳에 불과한데요.
매장에서만 판매 가능한 휴게 음식점이 22개 업소, , 일반 음식점은 6개 업소, 즉석 판매업이 10개 업소가 있다고 하네요.
이들 가운데 유통기한을 표시해야하는 업체는 제조업 허가 10곳이며, 나머지는 표시 의무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유통기한을 표시해야하는 제조업체도 자율적으로 유통기한을 정할 수 있어서 현재 통영시에는 통일된 꿀빵 유통기한은 없다고 하네요.
상인들도 정확한 유통기한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4일 정도 된다, 4일 지나면 썩기 시작해 모두 버린다, 등등의 멘트만 나온다고 하는데요.
‘제조일로부터 5일’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는데, 전시중인 상품에 ‘5일’로 표시된 매장이 많지만 기준이 되는 제조일이 언제냐고 물으면 명확한 대답없이 ‘당일 제조, 당일 판매’를 강조하면서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다고 합니다.
유통기한을 표시할 의무가 없는 휴게 음식점 등록업소에서도 ‘5일’로 적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기는 법적으로 유통기한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가게입니다. 라는 문구를 적어두면 손님이 올리가 없으니까요.
요즘은 꿀빵에 꿀이 없어서, 꿀빵이라기보다는 꿀벌 한마리만 내려 앉아도 그만큼은 묻어나겠다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꿀이 적게 들어간다는데요.
꿀빵 대부분이 설탕이나 물엿으로 단맛을 내고 있지만 제품 성분 구성 또한 제조업체의 고유 영역이라서 법령으로 최소 기준량을 제시하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시민단체에서는 충무김밥, 멍게비빔밥등과 함께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인 꿀빵에 대해 통영시가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지역의 명물을 상술이 아닌 고유의 문화로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